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Dear Evan Hansen)>은 2015년 워싱턴 D.C 오리지널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이래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뮤지컬은 뛰어난 작곡가인 벤지 파섹(Benj Pasek)과 저스틴 폴(Justin Paul)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2016년 브로드웨이 초연에서는 벤 플랫(Ben Platt)이 주인공 에반 핸슨(Evan Hasen)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 외로움, 정체성의 문제를 감동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며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인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뮤지컬은 뛰어난 음악, 깊이 있는 이야기, 그리고 캐릭터들의 진솔한 감정 표현으로 많은 비평가와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디어 에반 핸슨>은 현대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 여러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거짓된 관계
<디어 에반 핸슨>은 주인공 에반 핸슨이 우연히 시작한 거짓말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며 엄청난 반응과 영향을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다. 이 거짓말은 소셜 미디어 특성상 순식간에 퍼져나가 에반은 유명세를 타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이 원했던 관심과 인정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가 얼마나 쉽게 인간관계를 왜곡하고 가짜 관계를 진짜보다 더 중요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에반의 상황은 "Waving Through a Window"라는 곡에서 잘 드러난다. 이 곡은 사회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에반의 소외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가사는 소셜 미디어가 마치 창문 너머의 세상처럼 존재하고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에반의 불안한 심리를 잘 나타낸다.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은 소셜 미디어가 주는 관계의 허상이 얼마나 사람들을 외롭게 만드는지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정체성 혼란
현재 사회에서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주요 수단이 되었으며 특히 청소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디어 에반 핸슨>에서 에반은 어딜 가든 존재감이 없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열망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사람들의 인정은 결국 거짓이라, 그를 더 큰 혼란으로 몰아넣게 된다.
"For Forever"는 에반이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보게 된다. 이 노래는 그가 꿈꾸는 친구와의 완벽한 관계를 그리며 현실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의 음악은 이 노래를 통해 에반의 내면에 존재하는 가짜 자아와 현실의 자아 사이의 괴리를 극적으로 표현하며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정체성 혼란을 더욱 실감 나게 전달한다.
진정한 인간관계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쉽게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지만 <디어 에반 핸슨>에서는 그 연결이 얼마나 쉽게 거짓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에반이 소셜 미디어에서 얻은 관심은 일시적이고 피상적이며 그로 인해 그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는데 실패하고 만다. "You Will Be Found" 이 곡은 에반의 거짓말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그가 결국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사람들에게 밝혀야 하는 두려움과 혼란을 표현한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연결이 실제로는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며 진정한 인간관계는 온라인의 '좋아요'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강조한다.
뮤지컬의 마지막 부분에서, 에반은 결국 자신의 거짓말을 고백하고, 이에 따른 모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에반이 그토록 갈망하던 관계와 그들에게 받은 인정이 모두 거짓임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어머니 하이디와의 관계를 다시 쌓게 된다. 뮤지컬의 마지막 곡인 "So Big / So Small"에서 두 사람은 진정한 대화를 나누게 되고 진정한 인간관계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마치며
<디어 에반 핸슨>은 소셜 미디어가 오늘날의 인간관계와 자아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쉽게 만들어주지만 그 관계는 언제든지 쉽게 깨질 수 있고 관계의 진정성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이 뮤지컬은 소셜 미디어의 양면성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상기시켜 준다. <디어 에반 핸슨>은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