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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Death Note (데스노트)>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

by square-candy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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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뮤지컬 <데스노트(デスノ-ト, Death Note)>는 일본의 오바타 타케시(おばたたけし, Obata Takeshi)와 오바 츠구미(おおばつぐみ, Ohba Tsugumi)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데스노트>의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로 잘 알려진 미국의 유명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맡았고 극의 연출은 일본의 유명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Kuriyama Tamiya), 대본은 일본의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いのうえひさし, Inoue Hisashi)가 집필했다. 

<데스노트>는 인간의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게 되는 특별한 노트를 발견한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やがみ ライト, Yagami Light)와 그를 쫓는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으로 전개되어 철학적 질문과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선과 악, 정의와 복수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간의 욕망과 윤리를 탐구한다. 

이 작품은 2015년 일본 도쿄의 닛세이 극장에서 초연 이후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우리나라와 다른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6월 예술의 전당에서 초연되었으며 이후 많은 재공연을 통해 높은 인기와 관심을 증명하였다. 

 

데스노트의 상징

<데스노트>에는 '데스노트'라는 죽음을 부르는 노트가 있다. 이 노트의 엄청난 능력은 라이토에게 초능력과 같은 힘을 갖게 하고 이로 인해 라이토는 그가 지닌 힘(권력)에 대한 욕망이 커지게 된다. 

이 노트의 등장으로, 관객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황들을 목격하게 된다. 라이토는 "데스노트(Hurricane)"라는 곡에서 데스노트의 힘을 처음으로 깨닫고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변화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 곡은 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와 야망을 음악을 통해 전달하며 데스노트라는 판타지가 라이토의 정의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데스노트는 인간의 본성을 시험하게 되는데 이는 라이토가 도덕적, 비윤리적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만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질문들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도덕적 딜레마

뮤지컬 <데스노트>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매우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라이토는 범죄자들을 처단하며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점점 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작품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관객들에게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한다.

라이토는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의 행동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이때 등장하는 "정의는 어디에(Where Is The Justice)"라는 곡은 라이토와 엘의 대립을 통해 정의의 개념이 얼마나 상대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곡에서 엘은 라이토의 정의가 왜곡되어 있고 그(라이토)는 진정한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권력의 남용과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권력남용이 어떻게 인간성을 파괴할 수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데스노트를 통해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쥔 라이토는 자신의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며, 이로 인해 그의 삶은 파멸로 치닫는다. 이러한 전개는 권력과 도덕성의 관계가 공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깨닫게 한다. 

 

연출의 힘

<데스노트>는 판타지와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두 세계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연출을 통해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무대 디자인과 조명 그리고 음악은 판타지와 현실적 상황을 교묘하게 섞어서 두 세계가 마치 하나인 듯한 인상을 준다. 

무대 디자인은 복잡한 배경을 없애고 주요 장면 전환을 최소화하여 관객을 등장인물과 이야기에 집중시킨다. 거대한 책이나 노트 모양의 구조물을 사용하여 데스노트를 상징하게 하고, 이런 구조물은 장면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때로는 배경으로 때로는 소품으로 사용된다. "놈의 마음속으로(Playing His Game)"는 라이토와 엘이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머리싸움을 벌이는 중요한 장면이다. 여기선 무대 중앙에 단순한 테니스 코트를 설치해서 라이토와 엘이 그 위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처럼 대화를 이어나간다. 공을 주고받는 동작과 발걸음은 리드미컬하게 두 캐릭터의 신경전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데스노트"는 라이토가 데스노트의 힘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내가 이 세상의 신이 될 운명이라고 하는 곡인데, 여기서 라이토가 이 힘을 사용하기로 결심하는 장면에서는 강렬한 붉은 조명을 사용해 그의 내면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붉은 조명은 라이토의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를 실행에 옮길 때 느끼는 쾌감을 상징한다. 반면 엘과의 대립 장면에서는 차가운 푸른빛 조명을 사용해 엘의 논리적이고 냉정한 성격을 상징하며, 엘과 라이토의 세계관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극명하게 표현한다. 

음향 효과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스노트의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 누군가의 이름이 적히는 순간의 긴장감, 혹은 라이토의 심리적 변화를 표현하는 배경음악 등은 극의 몰입도를 높여서 관객과 캐릭터의 감정이 하나가 된다. 

이런 극적인 조명과 무대디자인, 음향 효과를 통해 라이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시각, 청각적으로 강조해서 판타지와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현실과 판타지 사이를 넘나들게 하며 작품이 이야기하는 도덕적 질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결론

뮤지컬 <데스노트>는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서 인간의 본성, 권력의 남용 그리고 진정한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관객들에게 라이토의 여정을 감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판타지적 요소인 데스노트는 라이토의 내면을 드러내게 하고 현실적 주제인 '인간이 인간을 처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데스노트>는 판타지 이야기 속에서 현실의 문제들을 깊게 다루며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문제들을 비현실적으로 풀어내어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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