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밴드 비지트(The Band's Visit)>는 이집트의 경찰 악단이 이스라엘의 작은 마을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짧고도 잔잔한 이야기이다. 201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07년 개봉한 이스라엘 영화가 원작으로 영화 개봉 당시 칸 영화제와 토론토 국제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의 미묘한 정치적, 문화적 관계를 담아내면서 소박하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작곡을 맡은 데이비즈 야즈벡(David Yazbek)은 중동의 전통 음악과 현대 뮤지컬 스타일을 결합해 혁신적인 음악을 선보여, 2018년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작곡상을 비롯해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집트의 경찰 악단이 공연을 위해 이스라엘에 오게 되지만, 잘못된 버스를 타고 낯선 마을 베트 하티크바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마을은 아무도 찾지 않는 외딴곳으로, 단조롭고 무료한 일상이 전부이다. 마을의 카페 주인 디나는 갈 곳이 없는 악단을 하룻밤 머물게 도와주는데, 이 하룻밤 동안 디나와 악단 리더 투픽,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의 짧은 만남은 그들 모두에게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
뮤지컬의 대표곡인 "Omar Sharif"는 디나가 투픽과의 대화 중에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부르는 곡이다. 디나는 어린 시절, 이집트 배우와 가수인 '오마르 샤리프'와 '움 쿨툼'을 동경하며 추억을 노래하는데, 중동의 클래식 음악과 결합한 멜로디가 듣는 이에게 향수와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킨다. 중동 전통 음악을 결합한 이 곡은 마을과 악단 간의 문화적 교감을 통해 두 사람 간의 교감까지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디나의 과거와 현재가 음악 속에서 조화롭게 흘러 관객들에게 미지의 곳에 대한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뮤지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Answer Me"는 이 마을에 사는 청년이 공중전화 옆에서 여자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며 부르는 곡으로, 그의 고독과 희망이 담겨 있다. 이 곡은 마을 사람들과 악단이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순간을 보여주는데, 이 장면에서 악단의 음악이 그들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나누는 소통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뮤지컬 <밴드 비지트>는 화려한 장치나 극적인 전개 없이 음악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특히 신비로운 중동 음악의 독특함이 이야기에 잘 녹아들어 두 문화의 만남을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밴드 비지트는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치유하고 연결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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