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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Fun Home (펀 홈)>

by square-candy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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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뮤지컬 <펀홈>은 작가 앨리슨 벡델(Alison Bechdel)의 그래픽 회고록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 정체성과 가족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펀홈은 재미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앨리슨과 동생들이 부르는 그들의 장례식장(Funeral Home)을 일컫는다. 2013년에 뉴욕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진 테소리(Jeanine Tesori)의 음악과 리사 크론(Lisa Kron)의 대본, 샘 골드(Sam Gold)의 연출로 이루어졌다. 이 팀의 협업을 통해 2015년 브로드웨이로 옮겨져 큰 성공을 거두었고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해 여러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성인이 된 앨리슨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의 아버지 브루스는 엄격하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장의사이자 영어 교사로, 보수적인 펜실베니아에서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숨기고 완벽한 가정을 꾸미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어린 앨리슨은 이런 엄격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앨리슨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경험한다. 이 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확신하게 된 앨리슨은 부모님께 커밍아웃하지만 그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 브루스 역시 은밀하게 동성연애를 하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앨리슨은 아버지의 삶과 자신의 삶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앨리슨은 다시 과거를 회상하며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그녀가 커밍아웃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브루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고, 앨리슨은 그의 죽음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완벽한 가장의 역할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억압했을 아버지가 겪었던 고통을 이해하게 된 앨리스는 성을 떠나 그 안에 있는 아버지의 책임감과 사랑을 깨닫는다.

 

뮤지컬의 오프닝 곡인 "It All Comes Back"은 앨리슨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시작된다. 앨리슨은 이 곡에서 가족의 가업인 장례식장에서 겪었던 기억들과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노래한다. 어린 시절과 현재를 넘나드는 이 곡은 앨리슨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이고 뮤지컬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앨리슨이 부르는 "Ring of Keys"는 펀홈의 대표적인 곡으로, 레스토랑에서 터프한 여성을 발견하고 설명할 수 없는 친밀감을 느끼는 어린 앨리스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소녀의 혼란스러우면서도 순수한 감정이 담겨 있다. 

 

 

앨리슨의 어머니 헬렌이 부르는 "Days and Days"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쌓아 온 슬픔과 좌절을 노래하는 곡이다. 헬렌은 오랜 시간 희생하며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회상하며, 딸 앨리슨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헬렌의 불안정한 가정과 개인적인 비극을 잘 담아내, 단순히 부모의 역할을 넘어 한 사람의 고뇌와 인생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헬렌의 고백은 뮤지컬의 감정적인 절정을 이루며 앨리슨과의 관계에 깊이를 더한다.

극의 어두운 주제를 잠시나마 밝게 해주는 곡인 "Come to the Fun Home"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장례식장의 모습을 노래한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앨리슨 가족이 가진 독특한 생활환경과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으며,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모습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펀홈은 앨리슨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발견하고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로 어린 앨리슨, 청소년 앨리슨, 그리고 성인 앨리슨 이렇게 세 개의 시점이 나누어 교차되며 전개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악은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을 진솔하게 들려주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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