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Merrily We Roll Along>은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의 작곡과 조지 푸르스(George Furth)의 대본으로 완성된 작품으로 미국 뮤지컬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81년 브로드웨이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 16회 공연 후 폐막했지만, 이후로 많은 리바이벌을 통해 재평가받았으며, 2023년 리바이벌은 4개의 토니상을 거머쥐며 성공을 거두었다. 삶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우정과 배신을 시간역순으로 거꾸로 풀어내며 이 작품만의 신선함을 선사한다.
프랭클린 셰퍼드(Franklin Shepard)는 성공한 뮤지컬 작곡가로 경력의 정점에 있지만, 삶의 중요한 관계와 자신의 순수한 꿈은 잃어버린 상태이다. 작품은 프랭크의 친구들과의 우정과 관계의 무너짐을 그리고 있으며, 시간이 점점 과거로 돌아가면서 그의 삶에서 일어난 결정적인 순간들을 하나하나 되돌아보게 해 준다.
프랭크는 상업적 성공에 집착하면서 자신이 가졌던 예술적 이상을 잃어버렸고, 그의 결정은 진실한 친구였던 찰리 크리거(Charlie Kringas)와 메리 플린(Mary Flynn)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게 된다. 그들의 관계는 멀어졌지만 시간의 역행 속에서 그들의 꿈을 서로 공유하며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희망이 가득했던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절이 지금의 그들과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된다.
주제곡인 "Merrily we roll along"은 여러 번 반복되지만 매번 다른 감정으로 불린다. 처음에는 프랭크의 친구들이 성공한 그에게 느끼는 소외감과 갈등을 담고 있지만, 시간이 거슬러 올라가면서 부르는 노래는 점점 더 밝아지고 순수해진다.
찰리와 메리, 그리고 프랭크가 다시 한번 우정을 다짐하면서 부르는 곡인 "Old Friends"는 그들의 우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과거로 돌아갈수록 그들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순수했는지 느낄 수 있게 된다.
"Not a Day Goes By"라는 곡은 손드하임의 감성적인 가사로 들을 수 있다. 프랭크의 첫 번째 아내인 베스가 부르는 이 곡은 시간이 거꾸로 감에 따라 두 번 반복되는데, 처음에는 상처받은 베스의 마음을, 두 번째는 결혼 당시의 사랑과 행복을 노래한다. 이처럼 같은 곡이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작품의 성공에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리바이벌 공연의 주인공 프랭크 셰퍼드 역에 조나단 그로프(Jonathan Groff), 우리에겐 해리 포터로 잘 알려진 찰리 크리거 역을 맡은 다니엘 레드클리프(Daniel Radcliffe), 그리고 메리 플린 역의 린제이 멘데즈(Lindsay Mendez) 등의 배우들은 등장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훌륭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뮤지컬 <Merrily We Roll Along>은 손드하임의 음악적 천재성과 독창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성공과 실패 그리고 우정과 배신이라는 주제를 역설적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복잡한 삶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으로 스티븐 손드하임의 걸작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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