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Rebecca)>는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다프네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의 1983년 발표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를 원작으로 하는 히치콕의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은 2006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되었고, 이후 독일, 일본,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었다. 우리나라에선 2013년에 처음으로 공연되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재연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레베카>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와 극작가이자 작사가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가 만들었다. 이들은 이미 <엘리자베스>, <모짜르트!> 등 성공적인 뮤지컬 콤비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한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비밀, 사랑과 배신을 그린 작품으로, 특히 매력적인 음악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레베카라는 인물의 존재감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노래 한 곡 한 곡이 극의 분위기를 완벽히 이끌어간다.
이야기는 순수하고 소심한 한 여성이 부유한 귀족인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하고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 저택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저택에 도착한 후, 드 윈터 부인은 막심의 첫 번째 아내였던 레베카의 흔적과 강한 존재감을 곳곳에서 느끼게 된다. 특히 집사 댄버스 부인은 여전히 레베카를 숭배하며 드 윈터 부인을 적대적으로 대한다. 드 윈터 부인은 레베카와 자신을 비교하며 점점 불안함을 느끼고 위축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된다. 결국 그녀의 죽음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맨덜리 저택을 둘러싼 진실과 함께 막심의 과거가 드러나고, 드 윈터 부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용기를 찾아가게 된다.
뮤지컬의 대표적인 넘버 중 하나인 "레베카(Rebecca)"는 맨덜리 저택의 하녀인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불린다. 이 노래는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를 얼마나 신격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어 관객들은 그녀의 강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노래의 가사에서 레베카를 영원히 숭배하겠다는 댄버스 부인의 의지와 그녀의 맹목적인 충성심을 볼수 있다. 이 곡은 사라진 레베카의 강렬한 존재감이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고 있음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어젯밤 꿈 속 맨덜리(Ich hab geträumt von Manderley)"는 여주인공인 '나(Ich)'가 맨덜리 저택을 처음 보았을 때의 설렘과 환상을 표현하는 곡이다. 저택의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점차 어두운 비밀이 드러나는데, 맨덜리에 대한 꿈을 꾸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과거의 유령, 즉 레베카의 그림자이다. 가사에서는 주인공이 맨덜리에서 동화와 같은 삶을 기대했지만, 그 꿈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깨달았음을 노래한다. 이 곡은 관객들에게 맨덜리가 지닌 매력적인 겉모습과 그 이면에 숨겨진 불안함을 동시에 보여주어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Mrs. de Winter bin Ich)"는 주인공이 마침내 레베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곡이다. 그녀는 레베카의 존재에 잠식당해 자신을 잃어버렸었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고 레베카의 망령을 극복하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이다. 이 노래는 주인공의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통해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끌어가며, 그녀는 이제 레베카의 저주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뮤지컬 <레베카>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통해 인간의 심리적 갈등과 자아 발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레베카라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집착과 상실은 이 작품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주며,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이 풀어나가는 복잡한 서사 속에서 아름다운 노래들이 그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세상 모든 뮤지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Hell's Kitchen (헬스 키친)> (10) | 2024.09.10 |
---|---|
뮤지컬 <Notre-Dame de Paris (파리의 노트르담, 노트르담의 꼽추)> (13) | 2024.09.09 |
뮤지컬 <Dream Girls (드림걸즈)> (2) | 2024.09.07 |
뮤지컬 <웃는 남자> (3) | 2024.09.06 |
뮤지컬 <Singing in the Rain (싱잉 인 더 레인)> (2) | 2024.09.04 |